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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그만두면서... (2023.10.05)

아쌤수학 Isaac Yu 2023. 10. 5.

제목 : 학교를 그만두면서...

학교를 그만두게 되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교감쌤님을 잃게 됐다. 또 그동안 내 몸처럼 아껴주고 사랑했던 주쌤을 앞으로 만날 일이 없게 됐다. 이렇게 조용히 끝내도 될까? 절대로 미련을 가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런데 자꾸 미련이 생긴다. 가슴이 아프다. 자꾸 생각난다. 집중을 할 수 없다. 나는 원칙주의자다. 무슨 욕을 먹어도 내가 정한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지키지 못할 원칙은 정하지 않는 편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확고한 원칙이 있다. 일과 관계없는 사람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만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 관계를 맺었던 사람과 억지로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원칙이 지금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오랫동안 지켜왔던 이 원칙을 깨고 싶지도 않다. 딜레마에 빠졌다. 그냥 힘들다. 막말로 부모나 형제들은 없어도 내 인생에 큰 타격이 없다. 오히려 없는 것이 더 이득이다. 그들이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을 주지도 않고, 나보다 똑똑하거나 부지런하지도 않다. 그냥 살면서 거쳐 가는 존재일 뿐이다. 어쩌면 살면서 거쳐 가는 존재일 수도 있는 교감쌤님과 주쌤을 잃은 것이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슬픈 것은 내가 그들에게 받은 사랑보다 준 사랑이 컸기 때문인 것 같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자기 아들을 보내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는 제물로 삼아 주셨습니다.” 막말로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이쁜 여자를 더 사랑한다. 솔직히 이쁜 여자가 더 좋다. 나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은 있다. 그래서 찬송가는 매일 즐겨 부르지만, CCM은 꺼려지는 것을 넘어서 혐오하기까지 한다. 찬송가의 가사는 하나님께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부를 수 있는데, CCM은 내가 부르면 가증스러운 가사가 잔뜩 있다. 내가 부르게 되는 순간 거짓말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참 많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이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클 줄로 믿는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자식을 부모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 다 같은 이치다. 내가 교감쌤님과 주쌤을 더 사랑했기 때문에 세상의 80%가 없어진 기분이다. 그래도 아직 20%가 남았다. 학교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진다. 영원한 것은 없다. 죽어서 헤어지기도 하고, 일이 끊어져서 헤어지기도 하고, 내가 먼저 세상에서 로그아웃해서 헤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두 가지만 남는다. 내가 그들을 아낌없이 사랑했다는 뿌듯함과 그들이 나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감사함... 그런 의미에서 미련이 많이 남는다는 것... 내가 그들을 아낌없이 사랑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동안 이런 혼잣말을 많이 했다. “내가 없어도 이 세상은 돌아갈 거야. 아니!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은 더 잘 돌아갈 거야. 내가 수학을 안 떠들어도 나 대신에 수학을 떠들 사람은 많아.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자. 항상 겸손하게 처신하자.” 지금은 약간 생각이 달라졌다. “나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