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주일성수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 우리 학교가 미션스쿨이다 보니 일요일에 자습실을 열어도 되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이 매년 있다. 늘 있는 연례행사다. 며칠 후면 1학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일요일에 자습실을 열어도 되는지에 대한 토론의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주일에 자습실을 열어야만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이다. 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 쉬는 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강조되는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일에도 열심히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이 많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닌 나 같은 일반인 중에는 하루도 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학교 학생님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일요일에 공부하지 말고 쉬라고 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라는 말과도 같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님들이 주말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학벌을 얻었으면 좋겠다. 올해도 일요일에 자습실을 열게 되면 주로 내가 자습실 감독을 하게 될 것 같다. 나에게는 일하는 것이 곧 쉬는 것이다. 일요일마다 자습실 감독을 할 생각에 벌써부터 행복하다.
①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 마태복음서 11장 28-30절
▷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이여. 다 내게로 오십시오. 내가 여러분을 편히 쉬게 하겠습니다. 나는 온유하고 겸손하니 누구든지 내 멍에를 메고 내게서 배우십시오. 그리하면 여러분의 마음이 참된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진실로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쉬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의 편한 멍에를 메고 배우라고 하신다. 구원의 기쁨을 배우고 누리면 무거운 짐이 가벼워지게 된다.
② 모두를 쉬게 하셨다.
◎ 출애굽기 20장 8-11절
▷ 너희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엿새 동안 일하되 너희 모든 일을 힘써 하라. 이렛날은 너희 주 하나님의 안식일이므로 너희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너희 아들도, 너희 딸도, 너희 남종들도, 너희 여종들도, 너희 가축도, 너희 집에 머무는 나그네도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나 주가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지었고, 이렛날에는 쉬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주가 그 안식일을 복되게 하고 거룩하게 하였다.
▶ 사람을 쉬게 하는 신이 있을까? 어떻게든 사람들을 달달 볶아먹으려고만 할 것이다.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이다. 쉬도록 하셨다. 원래 쉬는 것은 쉴 수 있는 사람들만의 몫인데,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쉬라고 명령하셨다.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쉬셨던 하나님과 같이 하루를 쉬라고 명령하셨다.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이다.
③ 모두를 쉬게 해줘야 한다.
◎ 신명기 5장 12-15절
▷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명령하신 대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 일주일 가운데서 엿새 동안은 힘써 일하여라. 그러나 제 7일은 너희의 하나님께 바치는 안식일이다. 이날은 너희나 너희의 자녀나 너희의 종, 너희의 소나 나귀 등 너희가 키우는 어떤 짐승이든, 또 너희 집에 머무르는 손님까지도 쉬어야 한다. 이날은 너희 집에서 일하는 남녀 종들도 너희와 똑같이 쉬게 하여라.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너희를 하나님께서 강한 손과 펼친 팔로 해방시켜 주신 것을 기억하여라.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에 쉬도록 너희에게 명령하신 것이다.
▶ “쉬게 하여라.” 말씀하셨다.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방됐는지 기억하면서 쉬라고 하신다. “이날은 너희 집에서 일하는 남녀 종들도 너희와 똑같이 쉬게 하여라.” 말씀하셨다. 집에서 일하는 종들까지도 쉬게 하라고 하신다. 안식일을 통해 엿새 동안 바쁘게 살던 종들도 가족끼리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게 안식일의 정신이다. 나중에 이 안식일 정신이 변질돼서 바리새파 사람들은 이 안식일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라며 예수님을 정죄했다.
④ 안식일은 원래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이 담긴 날이었다.
◎ 마태복음서 12장 1-14절
▷ 그 무렵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밀밭 사이를 지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제자들이 배가 고파 밀 이삭을 잘라 손으로 비벼 먹었다. 때마침 이것을 본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께 따졌다. “보시오! 당신의 제자들은 율법을 어기고 있소.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 먹다니 그게 될 말이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당신들은 다윗과 그 일행이 굶주렸을 때 행한 일을 읽어 보지도 못하였소? 그들은 율법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성전에 들어가 제사장들만 먹게 되어 있는 제단의 빵을 먹지 않았소? 또 모세의 율법을 보면 성전 안에서는 제사장들이 안식일을 어겨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소. 내가 진정으로 당신들에게 말하겠소.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소. “내가 바라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자비다.”라는 성경 구절의 뜻을 너희가 제대로 알았더라면 이렇듯 죄 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몰지는 않았을 것이오. 인자가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오.” 예수께서 그곳을 떠나 유대인들의 회당으로 들어가셨다. 그런데 회당 안에서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보셨다. 그때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를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옳은 일이오?”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만일 당신들에게 양이 한 마리 있는데 그 양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다면 당신들은 어떻게 하겠소? 안식일이라고 해서 그 양을 그대로 내버려두겠소? 당연히 그 양을 구덩이에서 건져 올리지 않겠소? 그런데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오? 그러니 안식일에 선한 일을 하는 것이 백번 옳소.” 그러고 나서 예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당신의 손을 펴시오!” 하고 말씀하셨다. 그 환자가 손을 펴자 그의 오그라든 손이 다른 쪽의 성한 손과 같이 온전해졌다. 그러자 바리새파 사람들은 회당 바깥으로 나가서 어떻게 하면 예수를 죽일 수 있을지 함께 모의를 했다.
▶ 바리새파 사람들은 안식일 정신을 잘못 이해했다. 안식일을 통해 종들도 일주일에 하루는 가족끼리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이 담긴 안식일을 바리새파 사람들은 일하면 죽여야 하는 날로 만들었다. 안식일의 사랑을 혐오로 바꿔버렸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으셨다.
⑤ 이제는 안식일의 형식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 갈라디아서 4장 8-11절
▷ 예전에 여러분이 하나님을 알지 못했을 때는 여러분은 실제 있지도 않은 것들에게 종노릇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은 하나님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도 여러분을 알아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예전의 무력하고 천박하며 유치한 것들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것입니까? 여러분은 또다시 그것들에게 종노릇하려는 것입니까? 지금 여러분이 복음을 떠나 특별한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정해 놓고 그것들을 지키고 있다고 하니 내가 그동안 여러분을 위해 땀 흘린 노력이 헛일이 될까 봐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 이제는 안식일, 할례 같은 율법의 형식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율법의 형식이 아닌 정신을 지켜야 한다. 율법의 정신대로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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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식일은 토요일이지만 기독교인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일요일을 주일로 지킨다. 안식일은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과 같이 거룩히 쉬는 날이다. 종살이하던 내가 예수님께서 피 흘려 주심으로 종살이에서 해방을 얻게 된 것에 감사하며 쉬는 날이다. 내 주변 사람들을 쉬게 하는 날이다. 이제는 안식일의 형식을 지킬 필요가 없다. 하루를 통째로 쉬어야 한다는 형식이 없어졌다. 잠깐이라도 쉬면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 곧 주일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 꼭 주일성수를 하기 위해서 교회를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님들에게 교회를 다니지 않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이것 때문에 학교 이사장님한테 호출당한 적도 있다. 그래도 교회를 다니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일요일에 자습실을 닫아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요일에 공부를 못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교리적이고 비성경적이다. 바리새파 사람들처럼 유치하다. 좋은 학벌을 얻기 위해 일요일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학생님들에게 가르친다. 언젠가 이것 때문에 또 조만간 학교 이사장님에게 호출당할 것 같다. 안식일의 형식이 없어졌기에 따로 이웃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 아니면 열심히 공부하고, 쉬는 것이 필요하면 적당히 쉬는 것이 옳다고 본다. 안식일의 형식이 아닌 정신을 지키는 내가 되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