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부렁 37

텅 빈 교실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2024.12.01)

◎ 제목 : 텅 빈 교실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연세대에 다니던 보조쌤님들이 다 떠났다. 고3 학생님들을 주로 가르치다 보니 학생님들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정도만 남았다. 텅 빈 교실을 청소했다. 청소할 것도 없이 깨끗한데, 금요일은 빡세게 청소하는 날이라 습관적으로 청소했다. 썰렁한 교실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사랑하려고 했는데, 많이 사랑했는데도 후회가 남는다. 후회 없는 사랑은 모순인 것 같다. 돈, 시간, 에너지, 감정을 쓰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배워야 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그것에 투자한다고 보조쌤님들에게 많은 돈을 쓰지 못했고, 학생님들에게 작년보다 시간을 더 쓰지 못했다. 다시 보조쌤님들을 모아서 지금까지 하던 일을 할 엄두가 안 난다...

★ 씨부렁 2024.12.01

19년째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고 있다. (2024.11.18)

◎ 제목 : 19년째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고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 프리미어12는 4강도 못 가고 허무하게 끝났다. 한동안 야구 경기가 없다. 야구 관람 외에는 문화생활을 거의 안 한다. 벌써 심심하다. 나는 언제부터 야구 관람을 좋아했을까? 2006년... 어릴 때였다.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부산이 고향인 귀여운 여자친구가 롯데 팬이었다. 야구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롯데 성적도 개판이라서 보기 싫은 것을 억지로 봤다. 그 여자친구와 헤어질 때 롯데를 그만 응원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를 못 빠져나가게 만든 선수가 있었다. 바로 우리 돼호형. 이대호 선수가 날아다녔다. 도루 빼고 타격 부문에서 다 1등했다. 정말 미쳤다. 롯데도 이대호 선수 덕분에 포스트시즌은 나갈 수..

★ 씨부렁 2024.11.1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롯데. (2024.11.03)

◎ 제목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롯데.▶ 우리 학생님들 중 대부분이 여학생님들인데 신기하게 축구를 많이 본다. 특히 해외 축구 리그 중에서 EPL 팬이 많다. 아스널 팬이 제일 많고, 그다음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다음이 토트넘이다. 나는 야구만 보는 사람이라서 해외 축구에 관심이 1도 없었다가 클롭 감독님 스페셜 영상을 보고 매우 늦게 리버풀에 찍먹으로 입문했다가 클롭 감독님이 떠난 지금은 다시 관심이 없어지고 있다. 9라운드까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그 성적은 14위다. 20개 팀 중에서 14위. 그리고 감독님이 짤렸다는 뉴스를 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야구팀인 롯데가 10개 팀 중에서 7위인 것과 같은 위치다. 나름 돈을 좀 써놓고 성적이 개판인 것도 똑같다. 1조 원을 넘게 썼다고 하는데..

★ 씨부렁 2024.11.03

아파트, 아파트, 빌라, 빌라. (2024.11.03)

◎ 제목 : 아파트, 아파트, 빌라, 빌라.▶ 요즘 아파트 노래가 많이 들린다. 노래가 좋아서 점심시간에 틀었다. 어떤 학생님이 나한테 갑자기 투덜댔다. “아파트, 아파트.”는 있는데 왜 “빌라, 빌라.”는 없냐고 삐딱하게 물어봤다. 발상이 넘넘 귀엽다. 그래서 “빌라, 빌라.”는 가사가 너무 짜치지 않냐고 했더니 “빌라 무시해요?”라고 한다. 뭐 이런 배배 꼬인 귀여운 학생님이 있나 하면서 깔깔 웃어넘겼다. 평소에도 이런 농담을 자주 주고받아서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작업실 컴퓨터를 켜고 사무 폴더를 열어서 그 학생님의 주소를 봤는데 아파트가 무시당할 최고급 빌라가 주소였다. 어떻게 보면 그냥 농담을 주고받은 것이지만 “빌라, 빌라.”를 짜치다고 생각한 내가 짜쳐졌다. 으흐흐으으..

★ 씨부렁 2024.11.03

일하는 것은 혼자가 편하다. (2024.10.18)

◎ 제목 : 일하는 것은 혼자가 편하다.▶ 요즘 아침 6시나 6시 30분에 수학을 떠들기 시작한다. 수업이 끝나고 실전 모의고사를 제작하다가 새벽 2시 정도에 잠을 자다 보니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 여유가 없다 보니 둥글둥글한 성격이 점점 까칠해지는 것 같다. 남들과 같이 일하는 것을 싫어한다. 혼자 일해야 편하다. 직장에 들어가면 나만큼 열심히 안 하는데 똑같은 월급을 받는 것이 싫고, 사업을 시작해서 밑에 직원을 두면 내 기준에서 너무 실력이 떨어져서 월급을 주기 아깝다는 마음으로 월급을 준다. 많은 사람과 교제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일하는 것은 혼자가 편하다. 그런 면에서 주님은 자기 혼자 하시는 것이 더 편하실 것을 굳이 인간 따위와 함께 하시려고 하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 뭐 주님의 시점에서 쓸..

★ 씨부렁 2024.10.18

퇴근하다가 은사님을 묵상했다. (2024.10.15)

◎ 제목 : 퇴근하다가 은사님을 묵상했다.▶ 요즘 시간표를 정리하다 보니 내가 가르치는 학생님들이 세 분류로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일반 학생님들... 그냥 정해진 시간만 수업해준다. 두 번째는 내가 적당히 이뻐하는 학생님들... 시간이 나면 수업해준다. 세 번째는 넘넘 이뻐서 내가 가장 아끼는 학생님들... 없는 시간도 만들어서 수업해준다. 첫 번째의 일반 학생님들과 두 번째의 내가 적당히 이뻐하는 학생님들은 조건이 붙는다. 정해진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만 수업하거나 시간이 나면 그 시간을 더 수업한다. 그런데 세 번째의 넘넘 이뻐서 내가 가장 아끼는 학생님들은 조건이 붙지 않는다. 무조건이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니 나도 이쁨을 많이 받았던 적이 있었다. 은사님 생각이 난다. 그 은..

★ 씨부렁 2024.10.15

치열하게 살고 싶어졌다. (2024.06.18)

◎ 제목 : 치열하게 살고 싶어졌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담임을 했을 때. 우리 반 학생님들에게 졸업식 전에 편지를 직접 손으로 써서 보냈다. “사람은 바라보는 곳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 있어요. 졸업을 앞둔 여러분에게 내일이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인 제가 여러분에게 좋은 것을 바라보라는 마지막 훈수를 두고 싶네요. 여러분이 어떤 사람이 될지 구체적으로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고3 때 여러분이 하루하루 성장하셨던 것처럼 졸업한 후에도 하루하루 성장을 멈추지 않고 여러분이 꿈꾸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가기를 기도할게요.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앞으로 담임을 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책임감이 커서 그런지 담임을 하면서 제대로 잠도 못 자고 건강이 많이 나빠진 ..

★ 씨부렁 2024.06.18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가식을 떠는 성격이 아니다. (2024.05.22)

◎ 제목 :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가식을 떠는 성격이 아니다.▶ 자기가 이쁜지 모르는 여자들이 있다. 내가 혼자 실컷 이뻐해 줄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이쁜 여자들에게 이쁘다고 칭찬하고 싶어도 참는다. 나 혼자 이뻐하려고... 그래봤자 빡대가리인 나답게 이쁜 여자들한테 나도 모르게 “이뻐!”라는 말이 새어 나온다. 내가 무의식중에 “이뻐!”라고 했다면 이쁜 것이다. 자기가 똑똑한지 모르는 여자들이 있다. 이것은 좋지 않다. 내가 혼자 실컷 똑똑하다고 칭찬해봤자 가식으로 생각한다. 나는 가식을 떨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직설적이라서 욕을 먹는다. 내가 많이 쓰는 말이 ‘빡대가리’다. 동족끼리 서로 혐오하는 생물의 특성에 따라 빡대가리인 나는 빡대가리년들이 싫고, 빡대가리년들도 나를 싫어한다. 옛날에 분필..

★ 씨부렁 2024.05.22

기독교에서 왜 동성애를 극혐하는지 1도 모르겠다. (2024.04.01)

◎ 제목 : 기독교에서 왜 동성애를 극혐하는지 1도 모르겠다. ▶ 드디어 이민을 떠났던 절친을 만났다. 15년 만에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는데도 1도 어색함이 없었다. 마치 매일 보던 친구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 서로 SNS를 거의 안 쓰다 보니 1년에 한두 번 연락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잊고 싶지 않은 마음과 간절히 잊히지 않고 싶은 마음이 만난 것 같다. 미국에서 나름 큰 사업을 하는 대단한 친구다. 적당히 이쁘다. 키가 작다. 슬렌더 체형이다. 이건 뭐 대놓고 완전 내 취향! 내가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친구였다. 고백으로 혼내줬다. 그런데 레즈비언이라는 고백을 들었다. 하... 처음에는 그냥 고백으로 혼나기 싫어서 대충 둘러댄 핑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였다. 처음에는 충격이었다. 그냥 친한 ..

★ 씨부렁 2024.04.01

어느 형님의 조언을 들었다. (2024.03.26)

◎ 제목 : 어느 형님의 조언을 들었다. ▶ 저번 주에 정말 멋있는 형님을 뵀다. 어떤 사람은 천박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조언을 쏟아내셨다. 참고로 이 형님은 매우 좋은 학벌도 가지셨고, 사업도 하고 계시고, 이쁜 아내와 이쁜 딸내미가 있으시다. 그래서 더 귀담아들을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동생들한테 이런 조언을 하셨다. “사귀는 사람하고 결혼을 할 거면...” 결론은 여자의 외모를 보거나 돈만 보라는 말씀이셨다.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다. 그러면서 돈만 보고 결혼한 지인이 얼마나 적당히 빻은 사람과 결혼했는지 보여주셨고, 외모만 보고 결혼한 지인이 얼마나 이쁜 사람과 결혼했는지 보여주셨다. 형님께서 보여주신 돈은 많은데 살짝 빻았다는 사람이 그렇게 못생기게 보이지도 않았고, 외모만 ..

★ 씨부렁 2024.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