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치열하게 살고 싶어졌다.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담임을 했을 때. 우리 반 학생님들에게 졸업식 전에 편지를 직접 손으로 써서 보냈다. “사람은 바라보는 곳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 있어요. 졸업을 앞둔 여러분에게 내일이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인 제가 여러분에게 좋은 것을 바라보라는 마지막 훈수를 두고 싶네요. 여러분이 어떤 사람이 될지 구체적으로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고3 때 여러분이 하루하루 성장하셨던 것처럼 졸업한 후에도 하루하루 성장을 멈추지 않고 여러분이 꿈꾸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가기를 기도할게요.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앞으로 담임을 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책임감이 커서 그런지 담임을 하면서 제대로 잠도 못 자고 건강이 많이 나빠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일 3학년 7반 이쁜 학생님들을 평생 기억할 것 같아요. 제가 오늘까지 여러분을 사랑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사랑을 받기를 바랄게요. 항상 저를 웃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언젠가 우연히 뵐 수 있으면 뵐게요.” 주말에 이 편지를 들고 학생님들이 와주셨다. 하... 큰 돈을 쓰게 만들었다. 요즘 여성 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집에서 그냥 많이 울었다. 왜 울었을까? 울 때는 잘 몰랐다. 정말 많이 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서로 많이 사랑했고, 그래서 서로 많이 사랑받았고, 대학 입시 때문에 서로 힘들었던 그때가 생각나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가장 치열했던 그때랑 비교하면 지금은 하루하루가 휴가 수준이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최고급 호텔 뷔페 와서 샐러드 한 접시만 먹은 느낌이다. 3학년 7반 학생님들을 만나니깐 배가 고파졌다. 더 바빠지고 싶다. 그동안 튕기고 튕겼던 것들을 최대한 다 해보려고 한다. 일단 EBS 연계 교재가 다 나온 지금 시점에는 실전 모의고사 출제 및 편집 작업 요청부터 여기저기서 해달라는 삼각함수 특강까지 최대한 다 해보려고 한다. 지금도 아주 한가하지는 않지만... 치열하게 살고 싶어졌으니깐 다시 치열하게 살아본다. 뭐든지 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든 다 해야 하는 내 성격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