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부렁

19년째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고 있다. (2024.11.18)

아쌤수학 Isaac Yu 2024. 11. 18.

제목 : 19년째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고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 프리미어124강도 못 가고 허무하게 끝났다. 한동안 야구 경기가 없다. 야구 관람 외에는 문화생활을 거의 안 한다. 벌써 심심하다. 나는 언제부터 야구 관람을 좋아했을까? 2006... 어릴 때였다.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부산이 고향인 귀여운 여자친구가 롯데 팬이었다. 야구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롯데 성적도 개판이라서 보기 싫은 것을 억지로 봤다. 그 여자친구와 헤어질 때 롯데를 그만 응원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를 못 빠져나가게 만든 선수가 있었다. 바로 우리 돼호형. 이대호 선수가 날아다녔다. 도루 빼고 타격 부문에서 다 1등했다. 정말 미쳤다. 롯데도 이대호 선수 덕분에 포스트시즌은 나갈 수 있었다. 가장 재밌게 야구를 봤던 때였다. 로이스터 감독님이 하시는 야구가 넘넘 재밌었다. 로이스터 감독님이 떠나시고 점점 거품이 빠지더니 다시 롯데에게 익숙한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매년 시즌 초반에 기대하다가 시즌 후반에 실망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2017... 이제는 롯데를 놓아줘야 하나 싶었는데 시즌 초반에 봄데라는 별명답게 초반에 1등을 하면서 다시 나를 설레게 했다. 그러다가 내가 직관을 가기 시작하니깐 계속 지면서 롤러코스터를 타듯 정상에서 9위까지 쭉 내려갔다. 그러다가 7위에 오랫동안 주차했다. 직관을 포기했다. 정나미가 떨어져서 정말 놓아주려고 했다. 8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똥게임 라이벌 엘지와의 엘꼴라시코를 한다고 해서 엘지 팬 친구들과 직관했다. 엘지한테 스윕패를 당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뒤늦게 정신을 차렸는지 그때부터 7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오더니 기어코 3위로 시즌을 마치는 말도 안 되는 기적을 봤다. 이때 잠깐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직관을 하나 싶어서 휴가를 아껴놨는데... 역시나 한국시리즈는 롯데라는 팀이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순위는 바닥을 치고 있다. 재작년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대호 선수가 은퇴하는 해라서 이대호 선수를 응원하는 맛이 있었다. 은퇴하는 선수답지 않게 너무 잘해줘서 은퇴가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작년에는 꽤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어서 진짜 한국시리즈를 가는 줄 알았는데 실패했다. 올해는 봄에 바닥을 찍다가 갑자기 치고 올라오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기대했지만, 롯데다운 순위로 시즌을 끝냈다. 그나마 외국인 타자인 레이예스 선수가 안타 신기록을 세우는 것을 응원하는 맛이 있었다. 작년까지 이대호 선수를 마지막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가 없어서 한동안 유니폼을 안 사다가 올해 짱구 유니폼이 이쁘게 나와서 안 살 수가 없었다. 마침 악바리 장면 많이 보여주는 마황에 입문하게 돼서 황성빈 선수를 마킹했다. 이번 프리미어12에 황성빈 선수가 뽑혔으면 대만까지 날아가서 유니폼 입고 응원할 생각이었는데 넘넘 아쉽다. 내가 가르치는 여학생님들에게 매년 롯데 자이언츠의 역사를 설교하고,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롯데가 우승할 거라고 예언하면서 롯데 팬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어서 가끔 졸업한 학생님들과 스케줄을 맞춰서 함께 잠실이나 고척에 롯데 야구를 보러 간다. 매년 받는 느낌이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느낌이 왔다. 개쌉소리지만 내년에는 정말로 우승할 것 같다. 이런 개쌉소리를 같이 짖어대는 한화 팬 친구들이랑 스타벅스에서 만나서 서로 자기 팀이 우승한다고 1시간 동안 떠들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순수했던 모습이 변해가지만, 우승한다고 나한테 땡전 한 푼 안 주는 롯데 우승을 바라는 순수한 마음은 19년째 그대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