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꽤 괜찮았지만 한 가지가 부족했다.
▶ 기독교인들은 사울을 왕권에 집착하는 찌질한 왕이고, 불순종해서 버림받은 왕으로 생각한다. 엊그제 예배 때 사울에 대한 설교를 들었던 것이 생각나서 같이 수학을 공부하는 유대인 친구에게 사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더니 훌륭한 왕으로 배웠고, 훌륭한 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 친구뿐 아니라 많은 유대인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더니 이스라엘을 잘 이끌었고, 폭정을 하지 않았고, 열왕기에 나오는 악한 왕들처럼 이방 신을 들여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훌륭한 왕으로 배웠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당시에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왕이었을 것 같다. 사울이 궁금해져서 사무엘기를 꼼꼼히 읽어봤다.
① 사울은 가장 작고 약한 베냐민 지파 출신이다.
◎ 사무엘기 상 9장 21절
▷ 사울이 대답했다. “하지만 저는 이스라엘에서도 가장 작은 베냐민 지파 사람이 아닙니까? 더구나 저의 집안은 베냐민 지파 중에서도 가장 보잘것없는 집안입니다.”
▶ 베냐민 지파는 가장 작고 약했다. 베냐민 지파는 민수기에 나오는 인구조사에서는 중위권 정도 되는 세력이었는데 사사기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나머지 지파와 전쟁을 하다가 대학살을 당하고 압도적으로 약한 지파가 됐다. 하나님의 인사 스타일은 항상 이렇다.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사람을 뽑으신다.
② 사울은 겸손했다.
◎ 사무엘기 상 10장 17-22절
▷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을 미스바의 성소로 모이게 하고 그들에게 말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신 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건져내었다. 나는 너희들을 이집트의 압제로부터, 또 너희를 학대하던 모든 나라들로부터 구해 주었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여러분의 하나님, 곧 여러분을 재앙과 환난에서 구해준 하나님을 거부해 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안 되겠습니다. 우리를 다스릴 왕을 세워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이제 지파별로, 또 씨족별로 주 앞에 줄을 서도록 하십시오.”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를 가까이로 불러 모으자, 주께서는 그중 베냐민 지파를 뽑으셨다. 그다음 사무엘이 베냐민 지파를 씨족별로 나오게 했다. 이번에는 마드리 집안이 뽑혔다. 사무엘이 마드리 집안의 남자들을 모두 불러내니 기스의 아들 사울이 뽑혔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사울을 찾았다. 그러나 사울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주께 다시 여쭈어보았다. “왕이 될 그 사람이 여기에 와 있습니까?” 주께서 대답했다. “그렇다. 그는 지금 짐짝들 사이에 숨어 있다.”
▶ 사울은 외모가 잘생겼다고 한다. 게다가 겸손하기까지 했다. 왕이 됐다고 기뻐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자기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짐짝들 사이에 숨었다. 참 겸손한 모습이다. 왕으로 뽑아달라고 유세하지도 않았다. 이렇게 겸손한 왕이나 대통령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것 같다. 다들 “나만 할 수 있다.”, “내가 해낼 수 있다.”라고 한다. 아마도 사울은 다른 적임자가 있으면 왕이고 뭐고 그냥 집에 돌아갔을 것 같다.
③ 사울은 결단력이 있는 지도자였다.
◎ 사무엘기 상 11장 1-15절
▷ 암몬 사람 나하스가 길르앗 지역으로 밀고 들어와 야베스 성읍을 포위했다. 그러자 야베스 주민들이 나하스에게 빌었다. “제발 우리와 조약을 맺읍시다. 그러면 우리가 당신에게 항복하고 당신에게 복종하겠습니다.” 암몬 사람 나하스가 대답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내가 너희들의 오른쪽 눈알을 모두 빼내어 온 이스라엘을 욕보이겠다. 그렇게 하겠다면, 너희들과 조약을 맺어 주겠다.” 그러자 야베스 성읍의 장로들이 그에게 제안했다. “우리에게 7일 동안만 말미를 주십시오. 저희가 이스라엘 전역에 전령들을 보내겠습니다. 누구도 우리를 구해주러 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당신에게 항복하겠습니다.” 야베스 성읍의 전령들은 사울이 살고 있는 기브아에 와서 야베스 주민들의 소식을 알렸다. 그러자 그 소식을 들은 기브아 성읍의 주민들이 모두 큰 소리로 울었다. 때마침 사울은 겨릿소 두 마리를 몰고 밭에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울음소리를 듣고 물었다. “무슨 일이오? 왜 사람들이 목 놓아 울고 있는 거요?” 사람들이 야베스 성읍의 전령들이 한 말을 그대로 알려주었다. 그 말을 듣자 하나님의 영이 사울을 사로잡았다. 사울은 크게 의분을 터뜨렸다. 사울은 몰고 오던 겨릿소 한 쌍을 끌어다가 여러 토막으로 자른 다음 그것들을 야베스 성읍의 전령들에게 나누어 주고 이스라엘 전역에 전해주면서 선포하게 했다. “사울과 사무엘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집안의 소도 이런 꼴을 당할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주님에 대한 두려움에 떨면서 하나같이 사울과 사무엘을 따르겠다고 나섰다. 사울이 베섹에서 사람들을 집결시키고 그 수효를 세어보니 이스라엘 사람이 30만 명이요, 유다 사람이 3만 명이었다. 사울이 길르앗 야베스에서 온 전령들에게 말했다. “고향으로 돌아가서 내일 해가 중천에 뜰 무렵에 구원받게 될 것이라고 전하시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야베스 사람들은 모두가 크게 기뻐했다. 그래서 야베스 사람들은 암몬 사람들에게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내일 항복하겠으니 당신들 좋을 대로 하십시오.” 다음 날 사울은 군사들을 세 부대로 나누어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사방에서 암몬 군사들의 진영을 습격했다. 사울의 군사들은 암몬 군사들을 해가 한창 뜨거울 무렵까지 닥치는 대로 쳐서 죽었다. 살아남은 암몬 군사들은 아주 뿔뿔이 흩어져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경우조차 없었다. 그때 이스라엘 백성이 사무엘에게 말했다. “사울이 우리의 왕이 될 수 없다고 떠들던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누구인지 말씀만 해주시면 우리가 그자들을 처단하겠습니다.” 사울이 말했다. “오늘은 주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해주신 날이니 누구도 죽이면 안 됩니다.” 그러자 사무엘이 백성들에게 말했다. “자, 이제 모두들 길갈로 갑시다. 거기에서 사울을 왕으로 세웁시다.”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들이 길갈로 가서 주님 앞에서 사울을 왕으로 세웠다. 그들은 짐승을 잡아서 주께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사울과 온 이스라엘 백성은 크게 기뻐했다.
▶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혀서 거룩한 분노로 겨릿소 한 쌍을 토막낸 이 장면은 사울의 리더십이 가장 돋보이는 모습이다. 야베스 주민들을 암몬 사람들에게서 구원했다. 나중에 사울이 비참하게 죽을 때 사울의 시체를 찾아온 사람들이 야베스 주민들이다. 이 일로 사울의 지지율은 최고로 올라가게 된다.
④ 직접 번제를 드리는 실수를 했다.
◎ 사무엘기 상 13장 5-15절
▷ 블레셋 사람들도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모였다. 그들은 3천 대의 전차가 있었고, 기마병이 6천 명에 달했으며, 보병들의 숫자는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많았다. 그들은 벧아웬의 동쪽 믹마스에 진을 치고는 이스라엘과 대치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블레셋 군사들의 막강한 군사력을 보자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들은 저마다 굴 속이나 숲 속, 바위틈이나 구덩이 속으로 기어들어가 숨기에 바빴다. 히브리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요단 강을 건너 갓 지역과 길르앗 지역으로 도주하기도 했다. 사울은 길갈에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그를 따르던 군인들은 사기를 잃은 채 두려움에 빠져 있었다. 사울은 사무엘이 오겠다고 약속한 7일 동안을 기다렸다. 그러나 사무엘이 그때까지 길갈에 오지 않자 사울을 따르던 백성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울이 지시했다. “번제와 화목제에 쓸 짐승들을 가져오시오.” 그런 다음 사울은 자신이 직접 번제를 드렸다. 사울이 막 번제를 드리고 나자 사무엘이 도착했다. 사울이 그를 맞으러 나갔다. 사무엘은 대뜸 “지금 무엇을 한 거요?” 하고 사울을 책망했다. 사울이 변명했다. “백성들이 흩어지기 시작한데다가 제사장께서는 정한 시간에 오시지 않았소. 블레셋 군사들이 믹마스에 모여들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블레셋 군사들은 금세라도 길갈을 치려고 올 것 같은 기세인데 나는 아직 주께 은혜를 구하지 못한 상태였소. 그렇기에 한시라도 빨리 번제를 드려야 할 것 같았소.” 사무엘이 말했다. “당신은 정말 어리석은 짓을 했소. 어째서 당신의 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않았소? 당신이 그 명령만 잘 지켰더라면 주께서는 당신의 왕국을 길이길이 번영하도록 해주셨을 것이오. 그러나 당신이 주의 명령을 어겼으므로 당신의 왕국은 더 이상 오래 가지 못할 것이오. 주께서는 이미 주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아서 주의 백성을 다스릴 지도자로 정해 놓으셨소.” 그러고서 사무엘은 길갈을 떠나 기브아로 올라갔다. 사울은 남아 있던 군인들을 이끌고 베냐민 땅 게바로 올라갔다. 점검해 보니 남아 있는 군인은 6백 명 정도였다.
▶ 왕이 되고 2년 후 블레셋 사람들이 쳐들어왔다. 제사장이었던 사무엘이 약속했던 시간에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사무엘이 약속했던 시간보다 늦게 왔고, 블레셋 군사들이 모여드는 것을 본 백성들이 흩어졌다. 상황이 급박했기에 사울이 직접 번제를 드렸다. 이때 지각한 사무엘이 사울을 책망했다. 내가 보기에는 사울의 변명이 타당하게 보인다. 듣기에는 충분히 합당한 핑계다. 하나 아쉬운 점은 번제를 그저 전쟁을 위한 예식 정도로만 생각했다는 것이다.
⑤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해서 하나님께 버림받았다.
◎ 사무엘기 상 15장 1-31절
▷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했다. “주께서는 나를 보내시어 당신에게 기름을 부어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라고 하셨소. 그러니 당신은 이제 주께서 명하는 말씀을 잘 들으시오. 만군의 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집트에서 내 백성 이스라엘을 해방시켜 데리고 올라올 때 아말렉 족속은 내 백성의 길을 막으며 괴롭혔다. 그러니 이제 내가 아말렉을 벌하겠다. 너는 이제 아말렉 족속을 쳐서, 모두 없애 버려라. 그들에게 딸린 것들도 모두 없애 버려라. 남자와 여자, 어린아이와 젖먹이, 소와 양, 낙타와 나귀를 가릴 것 없이 모조리 죽여 버려라.’” 사울이 즉시 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령을 내려 들라임에 모이게 했다. 모인 백성들을 점검해 보니 보병이 20만 명이요, 유다에서 온 군사들도 1만 명이나 되었다. 사울은 아말렉의 성읍에 이르러 물이 마른 개울 골짜기에 군사들을 매복시켰다. 사울은 겐 사람들에게 전갈을 보냈다. “너희는 즉시 성읍을 떠나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아말렉 사람들과 함께 몰살당할 것이다. 너희는 우리가 이집트에서 올라올 때에 우리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겐 사람들은 아말렉 사람들의 성읍에서 모두 피난했다. 사울은 하윌라 지역에서 이집트의 동쪽 술 지역에 이르기까지 아말렉을 쳐부수었다. 그리고 사울은 아말렉 사람들을 모조리 칼로 쳐 죽였다. 하지만 아말렉 사람들의 왕 아각은 살려주었다. 또 사울과 군인들은 양 떼와 소 떼 중에서 가장 좋은 것들과 기름진 것들을 골라내어 남겨두었다. 야위고 보잘것없는 것들만 죽였다. 그때 주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이 후회스럽다. 그가 나를 등지고 나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엘은 크게 근심이 되었다. 그날 밤 사무엘은 밤새도록 울면서 기도했다. 아침 일찍, 사무엘은 사울을 만나려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에게 알려주었다. “사울은 갈멜로 내려가서, 거기에서 자신의 승전비를 세운 후, 길갈로 내려갔습니다.” 사무엘이 길갈에 이르자, 사울이 말했다. “주님께서 주시는 복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주의 명령을 잘 수행하고 돌아왔습니다.” 사무엘이 물었다. “그런데 내 귀에 들려오는 저 양 떼와 소 떼의 울음소리는 무엇이오?” 사울이 대답했다. “우리 병사들이 아말렉 사람들에게서 빼앗아온 것입니다. 그들은 당신의 주 하나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가장 좋은 것들만 골라서 끌고 왔습니다. 나머지는 우리가 모조리 쳐 죽였습니다.” 사무엘이 사울을 책망했다. “그만 멈추시오. 지난밤에 주께서 내게 하신 말씀을 들어 보시오.” 사울이 대답했다. “말씀하십시오.” 사무엘이 입을 열었다. “당신은 한때 스스로를 하찮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우두머리입니다. 주께서 당신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주께서는 당신을 왕으로 세운 뒤 당신을 아말렉 사람들에게 보내면서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저 악한 아말렉 사람들을 모조리 멸망시켜라. 그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모조리 쓸어버려라.’ 그런데 당신은 왜 주께 순종하지 않았습니까? 약탈하는 데만 급급하여 왜 주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저지른 것이오?” 사울이 말했다. “저는 분명 주의 명령에 복종했습니다. 주께서 명령하신 대로 나가서 싸웠고, 아말렉 사람들을 다 죽였으며, 그들의 왕인 아각도 사로잡아 왔습니다. 병사들이 빼앗은 양들과 소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가져오긴 했지만, 그것은 길갈의 성소에서 주께 제물로 바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무엘은 다시 사울을 책망했다. “주께서 어느 것을 더 좋아하시겠소? 번제물과 화목제물이겠소? 아니면 주께 순종하는 것이겠소? 주께 순종하는 것이 제사보다 낫고, 주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습니다. 주를 거역하는 것은 점쟁이에게 점을 치는 것과 같은 죄악이고, 자기의 고집을 내세우는 것은 우상 숭배와 같은 죄악이기 때문이오. 이제 당신이 주의 명령을 저버렸으니 주께서도 당신을 저버릴 것이오.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 없을 것이오.” 그러자 사울이 사무엘에게 말했다.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주의 명령을 어기고, 당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을 두려워하여 그들이 하자는 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제발 저의 허물을 용서해 주시고, 저와 함께 가셔서 주께 예배를 드립시다.” 그러나 사무엘은 거절했다. “나는 당신과 함께 갈 수 없소. 당신이 주의 명령을 거역했기 때문에 주께서도 당신이 더 이상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못하게 하셨소.” 사무엘이 돌아서서 떠나려 하자 사울은 그의 옷자락을 꽉 붙잡았다. 사무엘의 옷이 찢어졌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했다. “당신이 옷을 찢은 것처럼 주께서도 오늘 당신에게서 이스라엘 왕국을 찢어내어 당신보다 더 자격 있는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셨소. 이스라엘의 영광이신 하나님께서는 거짓말도 하지 않으시고, 뜻을 바꾸시지도 않습니다. 그분은 사람처럼 변덕을 부리지 않습니다.” 사울이 간청했다.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장로들과 백성들 앞에서는 제발 저의 체면을 살려주십시오. 저와 함께 가셔서 제가 주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도록 해주십시오.” 그래서 사무엘은 사울과 함께 성소로 올라갔고, 사울은 주께 예배를 드렸다.
▶ 사울은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아말렉 군사들과 싸워서 이겼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다음부터가 문제다. 아각을 제외한 아말렉 사람들을 모조리 칼로 쳐 죽였다. 또한 보잘것없는 짐승을 제외한 기름진 양과 소를 거두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것이다. 사울은 핑계를 댄다. 하나님께 제물로 바치기 위해 양과 소를 취했다는 것이다. 이 일로 이제 사울은 하나님께 버림받았다. 이때 사울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장로들과 백성들 앞에서 체면을 살리기 위한 예배를 드려달라고 사무엘에게 부탁한다. 사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사울의 말대로 기름진 양과 소를 취하는 것이 하나님께도 좋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인간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은 아무리 기름진 양과 소를 얻어내는 결과가 있더라도 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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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울은 인간적인 왕의 기준에서는 매우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겸손했고, 리더십이 있었다. 폭정을 저지르지도 않았고, 백성들을 동원해서 아름다운 궁궐이나 성전을 건축하게 시키지도 않았고, 수많은 후궁을 두지도 않았다. 다음 왕인 다윗은 인간적인 기준으로 볼 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큰 죄를 짓는다. 간음했고, 살인교사를 했다.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이 간음하고, 살인교사를 했다면 탄핵감이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내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이다.”라고 칭찬하셨다. 사무엘기를 읽으면서 사울이 인간적으로 잘못한 것을 굳이 찾는다면 블레셋과의 전쟁 중에 군사들을 굶도록 잘못 지시한 것 정도가 떠오른다. 마지막까지 앞장서서 블레셋 사람들과 싸우다가 불쌍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까지도 인간적으로는 참 멋있는 왕인 것 같다. 단지 불순종했을 뿐이다.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자신의 방법으로 했을 뿐이다. 사무엘기를 읽으면서 사울에 대한 인물평을 남긴다면 ‘꽤 괜찮았지만 한 가지가 부족했던 훌륭한 왕’이라고 평할 것 같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 중에서 내가 지키고 싶은 것만 지키고, 내 마음대로 해석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순종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보다 내 뜻대로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기름진 양과 소를 취하는 것이 당장에는 이득이 될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득이 될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이 손해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