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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를 맞은 기억을 떠올려봤다. (2023.11.07)

◎ 제목 : 매를 맞은 기억을 떠올려봤다. ▶ 학생님들이 내 집으로 찾아왔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두런두런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세대 차이를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찾아온 학생님들 모두 매를 맞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체벌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매를 맞아야 할 때 매를 맞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님들을 보내고 나서 매를 맞았던 아름답지 않은 추억을 떠올려봤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잘못해서 매를 맞은 적이 많이 있었다. 억울하게 매를 맞은 적도 종종 있었다. 지금은 종아리에 멍이 들 정도로 체벌하면 뉴스에 나오겠지만, 내가 학생 때만 해도 종아리에 멍이 드는 것은 매우 평범한 일상이었다. 시간이 오래 지났어도 매를 맞는 고통을 안다. 내가 맞아야 할 매를 ..

시험장 밖에서... (2023.11.03)

◎ 제목 : 시험장 밖에서... ▶ 이제 수능이 얼마 안 남았다. 수능 시험을 볼 때 내가 이뻐하는 학생님들 옆에서 같이 시험을 쳐줄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현실성 없는 망상을 몇 번 해봤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시험장 밖에서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믿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 기도가 바로 응답받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내가 죄를 많이 지어서 버림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요즘도 그렇다. 어쩌면 내가 시험을 다 풀 때까지 주님께서 시험장 밖에서 기다려주시는 것은 아닐까? ◎ 시편 22편 1-2절 ▷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어째서 나를 돕지 않으시고 내가 신음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십니까? 나의 하나님이시여, 내가..

마지막 공지입니다. (2023.10.30)

◎ 공지 제목 : 마지막 공지입니다. ◎ 공지 날짜 : 2023.10.30.화 ① 10월 4일부터 학교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4일부터 좋은 사정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이 학교에 복귀한 지 2년도 안 돼서 다시 그만두게 됐습니다. ② 갑자기 그만두게 되면서 이상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 여러분에게 미리 공지를 드리지 못하고 갑자기 떠났고, 연락도 다 씹어서 이상한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군대에 재입대했다는 가짜뉴스부터 자살설, 마약 투약설, 범죄로 인한 구속설 등... 다 사실이 아닙니다. 제대로 인사라도 드렸으면 이상한 소문이 돌지 않았을 텐데, 다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③ 학교 홈페이지에서 저의 모든 흔적을 지우고 있습니다. ▶ 그동안 찍은 수많은 영상강의부터..

내가 이뻐하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다. (2023.10.30)

◎ 제목 : 내가 이뻐하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다. ▶ 내가 이뻐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 다른 매력이 있다. 얼굴이 이뻐서 이뻐하는 것을 제외하면 두 가지 매력 포인트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특별히 이뻐하는 것 같다. 첫 번째 포인트는 소심하든 소심하지 않든 간에 상관없이 직설적으로 표현해야 할 때는 내 기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직설적으로 나에게 표현할 줄 아는 것이다. 두 번째 포인트는 똑똑한데 빈틈이 있는 것이다. 원래부터 안 똑똑한데 빈틈이 있으면 1도 매력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똑똑한데 빈틈이 없는 것도 1도 매력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똑똑하면서 빈틈이 있는 것이 반전 매력으로 느껴진다. 두 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해당사항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99.9% 확률로 내가 이뻐하고 있는 중이다.

★ 최근 고찰 2023.10.30

오랜만에 오드리 동화책을 읽었다. (2023.10.16)

◎ 제목 : 오랜만에 오드리 동화책을 읽었다. ▶ 수업 때 쓰는 교재 표지에 있는 토끼 그림이 뭐냐고 묻는 학생님들이 있었다. 10년 전에 읽었던 영어 동화책에 나온 그림을 그린 것이다. 동화책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있어서 아무도 사지 않는 토끼 인형이 캐롤라인이라는 소녀에게 선택받고, 이름도 얻었다. 이름은 오드리. 오드리는 얼룩이 걸리면 버림당할 것으로 생각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얼룩을 가리며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보낸다. 어느 날 얼룩을 가리지 못한 채로 캐롤라인의 친구들에게 오드리가 소개되는 일이 터졌다. 오드리는 버림받을 것이 두려웠다. 그때 캐롤라인이 이렇게 말했다. “네 가슴에 있는 얼룩 때문에 내가 너를 선택한 거야. 네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너를 사랑해..

실수로 만들어진 책을 다 버렸다. (2023.10.06)

◎ 제목 : 실수로 만들어진 책을 다 버렸다. ▶ 실수로 출판사에 잘못된 수업자료 파일을 보내서 잘못된 책이 인쇄됐다. 실수로 이전 교육과정의 내용을 보낸 것이다. 1도 쓸모없는 책이 탄생한 것이다. 다 버렸다. 허무했다.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은 시간대로 날렸다. 300만 원 조금 넘는 돈을 그냥 버렸다.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그냥 버려지는 책을 보니깐 아까웠다. 내가 실수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그것만큼 불행한 인생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시편 139편을 읽었던 것이 떠올랐다. 하나님은 실수가 없으신 분이다. 실수로 나를 창조하시지 않았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도 수학을 떠들면서 만나는 학생님들을 사랑하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하루가 되기를 원한다. ..

영원할 것 같았던 추석 연휴가 끝났다. (2023.10.05)

◎ 제목 : 영원할 것 같았던 추석 연휴가 끝났다. ▶ 옛날에 수학을 가르쳤던 학생님들이 추석 연휴 때 집 근처인 연남동에 놀러 온다고 해서 밥이라도 사주려고 나왔다. 이들 중에는 아이돌 그룹 가수도 있다. 이쁘고 인기도 많다. 유튜브에 1억 뷰가 넘는 영상도 있다. 같이 나란히 길을 걷는데 얼마나 자존감이 폭발했는지 모른다. 이처럼 이쁜 사람과 나란히 길을 걷기만 해도 자존감은 최댓값을 찍는다. 내 인생에 자랑이 되는 학생님들이 좀 있다. 다 말로 하면 최소 3시간은 넘게 떠들 수 있을 것 같다.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만으로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던 순수한 시절이 있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통해서 자존감이 올라간다고 느꼈던 현상은 한 10년 전에 거의 사라진 것 같다. 점점 주님과 멀어진 것..

학교를 그만두면서... (2023.10.05)

◎ 제목 : 학교를 그만두면서... ▶ 학교를 그만두게 되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교감쌤님을 잃게 됐다. 또 그동안 내 몸처럼 아껴주고 사랑했던 주쌤을 앞으로 만날 일이 없게 됐다. 이렇게 조용히 끝내도 될까? 절대로 미련을 가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런데 자꾸 미련이 생긴다. 가슴이 아프다. 자꾸 생각난다. 집중을 할 수 없다. 나는 원칙주의자다. 무슨 욕을 먹어도 내가 정한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지키지 못할 원칙은 정하지 않는 편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확고한 원칙이 있다. 일과 관계없는 사람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만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 관계를 맺었던 사람과 억지로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원..

★ 최근 고찰 2023.10.05

지금처럼 살아도 될까? (2023.09.27)

◎ 제목 : 지금처럼 살아도 될까? ▶ 영상강의를 편집하다가 학생님들에게 내가 한 말을 들었다. “저는 4등급을 받는 분들이 제일 불쌍해요. 안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 것도 아니고...” 상위 30%에서 50% 사이에 있는 학생님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기초 공부만 하다가 본인이 원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대학교에 간다. 조금만 더 공부하면 충분히 상위 30% 안에 들 수 있는데도 기초 공사까지만 끝내고 완성하지 못한다. 차라리 처음부터 시작을 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 지금 내 믿음의 상태도 4등급을 받는 학생님들처럼 미지근한 상태가 아닐까? 어떤 학생님이 나에게 찾아와서 물어봤다. “지금처럼 공부해서 될까요?” 이 질문을 듣자마자 2시간 동안 그 학생님에게 어떻게..